GPL에 관련한 첫 대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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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작년 판결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엘림넷 사건으로 꽤나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었습니다. 일단 대법원 판결을 소개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원심판결의 법리해석을 그대로 수용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본격적인 판결은 고등법원 판결을 참조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민사사건이 아닌 형사사건으로 당사자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사건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언급으로 당사자들이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만 이 판결을 통해 알아야 할 사안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언급합니다.

이곳에 변리사나 변호사가 있으면 그 분이 더 정확한 해석을 해 줄 수 있겠습니다. GPL에 대한 핵심적인 법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GPL은 개인사이의 이용허락계약관계에 불과하다. 즉 GPL의 위반은 GPL로 공개한 원저작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판결에서는 별론이라 하여 더 이상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GPL로 프로그램을 작성한 원저작자가 그것을 위반한 저작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건은 없습니다만, 만약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일어난다면 GPL에 대한 법원의 해석이 좀 더 명확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가 될 부분은 이런 것입니다. A가 GPL로 어떤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B는 그 공개된 프로그램을 개량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GPL을 위반해서 소스코드 공개는 물론 일반적인 사용에도 제약을 두었습니다. 그렇다면 A는 B에게 GPL위반으로, 즉 계약위반으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인가? 계약대로 이루어지도록 A는 B에게 소스코드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 GPL에 대한 법리판단이 좀 더 명확해 질 것입니다.

대법원 2009.2.12. 선고 2006도8369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공2009상,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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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일반공중사용허가서(General Public License, GPL)의 조건이 부가된 인터넷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rivate Network) 응용프로그램을 개작한 2차적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GPL을 위반하여 개작프로그램 원시코드(source code)의 공개를 거부한 사안에서, 개작프로그램의 원시코드가 개작프로그램 저작권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일반공중사용허가서(General Public License, GPL)의 조건이 부가된 인터넷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rivate Network) 응용프로그램을 개작한 2차적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GPL을 위반하여 개작프로그램 원시코드(source code)의 공개를 거부한 사안에서, 개작프로그램의 원시코드가 개작프로그램 저작권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5조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다래 담당변호사 김준성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6. 11. 1. 선고 2005노300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먼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다중회선을 이용한 전송시스템 기술(Internet Bonding Technology)이 구현된 인터넷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rivate Network) 응용프로그램인 ETUND 1.00은 피고인 1이 공소외 주식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창작한 것이어서 그 저작권이 위 피고인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었고, 그 후 위 피고인이 공소외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공소외 주식회사의 기획하에 업무상 ETUND 1.04를 개발하였다고 하더라도, ETUND 1.04는 ETUND 1.00에 대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의 창작성을 갖추었다고는 보기 어려워 ETUND 1.04의 저작권이 공소외 주식회사에 원시적으로 귀속된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다른 한편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결국 위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자신에게 귀속되었던 ETUND 1.04에 관한 저작권의 전부를 공소외 주식회사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묵시적 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5조의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의 저작자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2. 다음으로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원 프로그램을 개작한 2차적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원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2차적 프로그램 작성자에게 귀속되고(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2다45895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 따르면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위 법리에 따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ETUND 1.00은 원래 Maxim Krasnyansky가 창작하여 GNU 일반공중사용허가서(General Public License, 이하 ‘GPL’이라 한다)의 조건을 붙여 공개한 프로그램인 VTUND를 개작한 것인데, GPL에 의하여 공개된 프로그램의 저작권자는 원 프로그램을 개작한 프로그램의 작성자가 개작프로그램의 원시코드(source code)를 일반 공중에게 공개하고 일반 공중의 사용을 허락할 것을 조건으로 개작프로그램의 작성자에게 원 프로그램에 대한 개작권을 부여한 것이라 하더라도, ETUND 1.00, ETUND 1.04가 원 프로그램인 VTUND에 대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의 창작성이 인정되는 이상 ETUND 1.04의 저작권자는 공소외 주식회사이므로, 비록 공소외 주식회사가 ETUND 1.04 원시코드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GPL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주식회사가 VTUND의 저작권자에 대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ETUND 1.04의 원시코드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이상 공소외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 대법원 2009.2.12. 선고 2006도8369 판결【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공2009상,351])

cwryu의 이미지

원래 이 사건은 부정경쟁방지법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이 되었고, 민사로도 손해 배상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2006년에 양측이 합의하면서 엘림넷이 소를 취하해서 친고죄가 아닌 이 형사 사건만 남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