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인터넷 실명제 컨퍼런스 다녀온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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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10년 5월 15일 연세대에서 열린 '인터넷 주인 찾기' 모임 주최의 '인터넷 실명제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http://ournet.kr/xe/blog
http://twtmt.com/cards/2991

주최자측 포함 7~80명 참여했습니다.

블로거분들을 비롯해, 다음사 담당자, 기자, 교수 등이 발표를 했습니다.

다음의 정혜승씨는 포털이 초기에는 주민등록을 소지했지만 현재로서는 보안 유지비가 더 들어서 주민등록번호가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하는데 나이와 성별만 필요하지 주민등록 뒷자리가 필요없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다음팟이 1위였는데 유튜브에 진 이유중 하나가 실명제란 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는 한국 지사에 홍보담당사만 있어서 제약이 없기에 불공평하다고 하네요. 한국 포털 3사의 모니터링 센터 비용이 세계 최고라서 부담일 거란 얘기도 하네요. 민노씨란 분이 직설적으로 책임자 위치라면 실명제 폐지할 생각 있냐고 질문하니까 사용자들 의견에 따른다고 물러났습니다. 부담 내지 흥미를 잃었는지 2부가 되기 전에 나갔습니다.

개똥녀 사건 등 악플 사건이 일어날 때 설문조사한 결과는 실명제 찬성률이 6할이 넘고 온라인에서 하면 오히려 7할로 높아진다고 합니다. 문항을 잘못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구요. 연구에 따르면 실명제 효과는 미비하다고 합니다. 단적으로 실명제인 싸이월드에서 김장훈이 악플 때문에 탈퇴한게 그 예라고 합니다. 정통부가 실명제로 악플 2% 감소했다고 하지만 조사방법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악플 2%감소 대신 전체 리플이 68% 줄었다고 하니 손해가 막심하네요. 1%도 안되는 극소수의 악플러를 막기위한다는 명분으로 효과도 없는 실명제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웹 사용자를 일일이 통제하려는 목적이 있는 제도라고 합니다.

그밖에 독일에서는 지폐에 국민주택총조사에 반대하는 모토를 쓰는 운동이 일었던 적이 있고, 질트Sylt라는 갑부만 가는 비싼 휴양지에 실업자들 5000명이 텐트를 들고 모여 캠프를 벌였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대학을 점거하자는 운동이 광범위하게 성공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발표한 기자분에 다르면 베네치아에서는 가면이 유행하던 시대가 있는데 왕이 금지했다고 합니다. 지금이 비슷한데 융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데 여러개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공익광고같이 실명이 진짜 얼굴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은 실제 가족들보다 자신의 블로그를 보는 네티즌들이 더 자신을 잘 알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영화 아이즈와이드셧 생각도 나더군요.

부분 실명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새드개그맨이란 발표자도 있었습니다. 실명, 비실명 허가하되 비실명자를 실명자들이 신고할 수 있게 차등화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너무 온건한 발표들이었다고 항의한 방청객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기술적 땜질처방은 freenetproject.org이 있고 PGP에서 쓰는 Web of Trust도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Web_of_trust

발표 중에 원형감옥 파놉티콘 사진이 있었는데 실물을 보고 약간 충격받았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B%86%89%ED%8B%B0%EC%BD%98

서구 정치이론의 원형이 된 공리주의자 벤담이 고안한 건데 죄수들이 둥글고 밝은 감방서 살고 간수는 가운데서 어둡게 살면서 주변을 감시하는 구조입니다. 역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감시효과를 노린다고 합니다. 감시자는 눈이 여러개 달린 괴물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제가 전에도 글을 썼지만 감시자와 피감시자간에 오고가는 신호를 통계내어 대칭을 이루어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는 임시방편,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병행 폐기가 필요합니다. 감시와 피감시를 나타내는 인적, 지리적, 이론적 세계 지도가 필요합니다.
http://kldp.org/node/114364#comment-525284

참여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여자가 60명이고 경품 줄때는 30명 남았는데 책 30권에 와인 17병 등까지 주는 너그러운 사람들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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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 악플감소 의문… 개인정보 보호 부담 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312

"익명표현의 자유, 국가 개입할 영역 아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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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aidee.com

재벌 2세가 재벌이 될 확률과
금메달리스트 2세가 금메달을 딸 확률이 비슷해지도록
자유오픈소스 대안화폐를 씁시다.

아이디의 아이디어 무한도전
http://blog.aaidee.com

귀태닷컴
http://www.gwit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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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정부가 표현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이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죠. 미네르바 때도 삼성 vs 마이클 브린 풍자 사건 때에도 외국의 반응은 "헐;;;; 북한 아니고 남한 얘기 맞지?"이었지요.

우리나라정부는 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 "악플", "악의적 비방"을 줄이자는 명분으로 실명제 및 기타 입조심법률을 통과시킵니다. (어떤 표현으로 인해) 기분이 불쾌하지 않을 (법적) 권리는 그 누구도 없으며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왔던 미국의 경우와는 대조적입니다. "악의"라는 말이 너무 흔히 쓰이는 것도 뭔가 불편하고.. (특히 정치인, 대기업, 대학당국 등이 "악의적 비방"이라는 말을 즐겨쓰죠.)

실명제 만화 1

실명제 만화 2

관련글타래 "실명제에 맞서싸우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