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 해보신분들

hbull의 이미지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궁금한게 있어서요. 제친구가 지금 대학원에 다니는데, 생활이 말이 아닙니다.
연구실에 하루종일 틀어 박혀 삽니다. 가끔 거기 앉아서 게임도 하고, 조교로 수업도 나가고, 그러는거 보면 그다지 생상적인 일을 하는것 같진 않아요.

제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낀건데, 학과 대학원 생활이 절대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더군요.

중간, 기말고사 체점같은거 하고 가끔 실습 조교 같은걸로 나가기도 하고 한번씩 랩실에 가면 그다지 놀고 먹고 할때도 많구요.

이 친구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는것 같아서요.

물론 제가 착각한것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보고 느낀바로는 그렇네요.

근데 정말 중요한건 이친구 생활인데요.

4학년 1학기때 부터 대학원에 간다고 어떤 교수님 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평일에는 거의 9시까지 주말에도 점심쯤 가서 저녁 늦게 오구요.
뭐 프로젝트가 있다고 해서 막바지가 되면 거기서 먹고 자고 하기도 하더군요.
정말 심할때는 5일을 학교에서 먹고자고 그러더군요. -_-;

더 웃긴건 담당교수는 자정이나 시간이 되면 가족들 때문에 집에 들어가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 상식상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네요. 분명히 프로젝트라고 하면 교수 이름으로 추친하는거 일텐데, 그것때문에 학생은 밤새고
교수는 집에 가고, 제 친구는 한달에 뭐 생활비 명목상으로 몇십만원 정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사회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회사도 이것보단 덜 하겠단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이 친구가 대학원 생활을 끝낸뒤 교수 추천으로 기업에 취업 하는것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데, 지금의 여건과 생활을 보면 그다지 그렇게 잘 될것 같지도 않네요.

제 친구가 잘하고 있는건가요? 원래 대학원 생활이라는게 이런건가요?

방금 친구랑 대화하다가 이번주말은 집에 못갈것 같다는 얘기에 답답한 마음에 글 올립니다.

snowall의 이미지

일단 그보다 더 심한 회사도 있습니다...-_-

저는 그냥 연구소에 있는데, (아침)9시 출근 (밤)12시 퇴근을 주말 포함해서 2달 내내 한 적도 있었네요...12시보다 늦게 퇴근한 적도 자주 있었고. 지금은 좀 덜하지만.

교수가 자기 밑에 있는 다른 학생들과 차별해서 일을 더 많이 시키거나, 교수가 자신의 사적인 일에 학생을 부려먹는다거나, 학생에게 가야 할 돈을 떼어먹고 자신이 유용한다거나, 그런 경우가 없다면, 특별히 그분이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아직 할만한 상황같아 보입니다. (완전히 바람직한 상황은 아닌 듯 싶지만요.)

그리고 교수가 자정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양심(?)은 있는 교수님 같아 보이네요. 뭔가 연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든, 아님 그냥 인터넷이나 하면서 놀다가 자정에 가든, 정말 너무한 교수라면 6시 되면 칼퇴근 했겠죠. -_-;

물론 그 친구분은 교수님의 추천만 믿고 있지 말고 프로젝트에서 실력도 키우고, 프로젝트를 어쨌거나 완수해야 합니다. 어쨌거나 자기 먹고살 길을 개척하는건 자기 책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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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ck의 이미지

우리나라 실정에서 그건, 교수 밑의 대학원생들은 자정 전에는 집/기숙사에 못 들어간다는 얘기잖아요......

교수가 무슨 앉아있는 시간에 비례해서 연구성과가 나오는 직업도 아니고, 6시에 칼퇴근한다고 연구 못할 이유도 없죠. (뭐 요즘은 테뉴어 심사 때문에 신임교수들이 빡세진 대학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보고 고르라면 차라리 저녁 6시에 칼퇴근하는 교수를 고르겠습니다.

snowall의 이미지

뭐...그것도 그렇긴 하네요

저도 자정 전에 퇴근한 기억이 없긴 하지만, 어쨌든 교수가 있으면 학생은 연구든 공부든 놀지는 않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교수가 무조건 다른데 못가게 막는다면 그건 나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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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ghtflow의 이미지

대학원생활에서 일반적인거 아닌가요....

그나마 프로젝트가 있어서 저렇게라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겁니다.

전공특성이나 교수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교수님께서 프로젝트를 못따오거나 하면 연구비도 거의 못받죠...

저렇게 빡세게 프로젝트가 들어오고 연구가 이루어져야 대학원생한테도 좋고, 들어오는 연구비도 많게 됩니다.

교수님께서 빨리 퇴근해주시면 그나마 좋죠.....일이 없어도 교수님께서 늦게 퇴근하셔서 늦게까지 퇴근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학원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그렇겠지만, 연구하는 곳이라고 해서 연줄을 무시할 수 없죠. 오히려 다른 곳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혹자는 과학자들 집단의 생리를 조폭의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교수라는 오야봉의 지시에 대학원생이라는 행동대원들이 움직이는 것이죠.

하지만 회사 다니는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저는 대학원생 입니다.) 일반 회사도 더한 곳 많습니다.

아직 사회생활을 못해보셨다니까 그렇겠지만, 나가보시면 가관입니다.

하지만 다들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건 그나마 그게 먹고 사는 길이고, 미래가 보장되니까 그런거죠.

lacovnk의 이미지

예로 든 두 경우가 상반되네요? :) 너무 널널해서 걱정인겁니까 너무 바빠서 걱정인겁니까 ㅋ

1. 대학원 생활은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시간 그냥 보내기도 좋은 반면 논문 읽고 자기 계발하기도 좋습니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죠. 물론 경우 따라 다르겠지만.

2. 보통 교수는 프로젝트 관리자이지 실무자는 아닙니다. 방향 잡고 실무를 학생이 하게 되고 교수는 체크하고 지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학생이 퍼포먼스 안나오면 학생이 밤새게 되는 거죠. 보통 학생의 삽질은 교수의 예상에 안들어가므로 항상 퍼포먼스는 낮게 평가될겁니다-_-

3. 보통 연구와 관련있다면 프로젝트는 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이 쪽은 속도와 아웃풋 (논문..)이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보다는 자체 연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니면 프로젝트가 안붙는 분야거나) 널널한 프로젝트는 보통 의미가 없는 셈입니다. 치열한 프로젝트가 언제나 밤샘을 해야한다는 건 아니지만..

dalgarak의 이미지

1. 뭐라고 해도 개인의 마음가짐이지요. 친구분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제 주변에 있던 공학 계열 MS/PhD 과정은 상당수가 복잡다단한 감정을 가지더군요. 한편으로는 쌍욕이 거침없이 나오지만 / 그래도 뭔가 어쩔수 없는 것 / 혹은 뭐뭐 해서 좋다는 감정을 복합적으로 드러냅니다.

불쌍하게 여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가 자신을 불쌍하게 여길 단계가 되기전에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나름 성인이잖아요.

그리고, 연구실을 들어가기전에 여러가지 사항을 따지지 못한건 진학한 학생에게 잘못이 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해당 랩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표출, 연구실 상황을 알아보고 학비/연구 보조금의 유무/프로젝트 중심인지 연구 중심인지/ 기타등등을 알아보지 않고,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지금보다는 가방끈이 길어지니 괜찮을꺼야... 라고 진학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거든요.

2. 다 같이 am9~10/pm9~10 등하교를 하고, 프로젝트를 해도 밥벌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름만 올려놓고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도 많지요.
심지어 여러 사람이 같은 연구를 해도 참여자 전부가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경우도 보기 어렵습니다. 천차만별이에요.
게임도 안하고, 일 하고 공부하느라 하루가 바쁜 사람도 많아요.
뭐 대부분 게임 여부는 연구실 분위기에 따라 다르긴 하던데..

3. 담당교수가 자정, 혹은 넘어서 까지 뭔가를 하고 있다면 그 시간에 뭘 하건간에 학생보다
일찍 자리를 박차고 나는 담당교수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야밤에 일이 생겨서 담당 교수를 찾아야 하는데 ... 없는 것 보단 있는게 낫죠.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담당교수님이 빨리 집에 가 주셨으면 하고 바래겠지만요. ;)

4. 생산성에 대한 사항은 본인이 고민해야 합니다.
졸업하고 MS 타이틀만 딴다고 없던 직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이력서에 논문을 보는데면 멀쩡한 기준으로 제1저자+퍼블리셔가 어딘지 등을 따지면서 몇 편 썼는지가 다 나옵니다. 프로젝트 한다고 논문을 많이 못 쓴 사람도 있고, 연구에 집중해서 성과가 좋게 나온 사람들도 있겠지요.

공부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제안서 쓰면서 갈굼 당하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자료 조사하느라 날린 시간들이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여부를 생각해보는게 좋을 듯 싶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에서는 많이 못해봐서 안타깝기두 한데.. ;) 아. 커뮤니케이션의 증진 능력도 향상될 수 있습니다.

5. 여담이지만, 해당 친구분이 정말 교수 추천을 바란다면 연구실에서 자기 위치와 평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볼 필요가 있을겁니다. 뭐, 결론적으로는 적시에 좋은 자리가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할 겁니다만.. 이 부분은 운에 맡기셔야 합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조금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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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algarak.egloos.com

daybreak의 이미지

다른 분들이 대학원에 대해서는 잘 적어주셨고,

전 회사보다 차라리 대학원때가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4D 업종으로 불리는 SW 개발 직군입니다.
요즘엔 PM과 개발을 같이 하느라 완전 돌아버리고 있습니다.
이 직군의 특징은, 회사 댕기시면 다 아시겠지만
말도 안되는 짧은 일정에
말도 안되는 적은 비용과 인원으로
말도 안되게 많고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하다 보면 말도 안되게 거의 갈아엎는 수준으로 자주 요구사항이 바뀝니다.
정말 드물게 프로젝트 초반부터 요구사항과 기능을 아주 자세하게 적은 문서로 전달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매우 땡큐합니다.

당장 올초만 해도, 아침 8시 30분 까지 출근해서
새벽 4~5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기간에 말도 안되는 엄청난 기능 구현 하려면 이런 생활은 늘 하게 됩니다.
월화수목금금금 괜히 나온 말 아닙니다.
일은 2월까지 마무리였고, 어쨌든 마무리는 했는데
3월에 탈나서 뻗었습니다.

일하다가 보면 드물지만, 지병이 악화되어서 유명을 달리 하시는 분들이 생깁니다.
이런 분들의 영안실에 가면, 참 기분 묘합니다.
아 나도 조금만 심하게 잘못되면 이렇게 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 들구요.

남의 돈 합법적으로 먹는거 절대 쉽지 않습니다.
"내가 연봉이 3000이다" 라는 말은
"나로 인해 회사에 연 이익을 못해도 1억에서 2천에서 1억 5천은 안겨줄 수 있다" 라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회사가 클 수록, 연봉 대비 내가 회사에 안겨줘야 하는 이익 비율은 올라갈 겁니다.
내가 이익을 내는 부서 소속이 아닐 경우,
이익을 내는 부서의 직원들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내 월급이 나오는 것입니다.

직접 사업을 하는 경우는 물론 더 어렵지만,
회사다니는 것 만만치 않습니다.
전공 살릴 수 있다는 보장 안됩니다.
석, 박사 레벨로 가면 아주 특수한 분야가 아닌 한은
실제로 대부분 세부전공까지는 못살립니다.
그러나, 일단 대학원은 내가 돈 내고, 내가 하고 싶은 연구하러 가는 곳이죠.
막말로 하다가 맘에 안들면 들이받든지 아니면 그냥 접으면 됩니다.

게다가 회사는 대부분 뭐 합리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대부분 오너 마음대로, 임원 마음대로 갑니다.
거기에, 직급이 올라갈수록 사내 정치에 좋든 싫든 끼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줄타기 하게 됩니다. 이건 답이 없습니다.
꼬우면 임원하든지 내가 사장하면 되는데, 이게 그냥 회사 댕기는거보다 제곱 이상으로 어려운건 당연한거죠.

회사 만만하게 보시는 것 같은데, 절대 안만만합니다.

empty2fill의 이미지

그 친구분은 좋은 '친구'를 두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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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 Chaplin, Charlie -

IsExist의 이미지

저런생활을 하는 대학원실에 안가는게 최선입니다.
그저 교수의 노동력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같이 연구하고 배우는 연구생활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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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말한 우리를 파괴시키는 7가지 요소

첫째, 노동 없는 부(富)/둘째, 양심 없는 쾌락
셋째, 인격 없는 지! 식/넷째, 윤리 없는 비지니스

이익추구를 위해서라면..

다섯째, 인성(人性)없는 과학
여섯째, 희생 없는 종교/일곱째, 신념 없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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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ngax의 이미지

적어도 교수가 세차는 안시키잖아요..
좋네..

LISP 사용자모임
http://cafe.naver.com/lisper

LISP 사용자모임
http://cafe.naver.com/lisper
방송기술 개발업체
http://playhouseinc.co.kr

daybreak의 이미지

연구활동과 상관없는 교수의 온갖 잔심부름 하기
교수 애 꽁짜로 과외해주기 등등...

speed-racer의 이미지

대학원실 잘 정해야 하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진짜 제대로 조사해보고 들어가야 돼요. 요즘 '뺭셔틀'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진짜 최악의 경우 교수의 빵셔틀이 되는 거죠. 특히 옛날에 심했다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