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프로그램을 오픈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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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뜨케 어뜨케 시간은 흘러 벌써 6년차가 된 개발자 입니다.

리눅스 C에서 시작해서 3년
JSP, JAVA 에서 약 1년여
Mac, IPhone 3~4개월
WindowMobile 한달미만, (ing)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참 재밌긴 한데...
처음에 회사에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좀 큰 거라...약 40억? 좀 더 되는 어플이었는데...
그 놀라운 가격(40억... 큰 거 맞죠? 아직 이쪽은 정확히 잘 모르겠어서리 .. 이건 중요한게 아니고.. )에 포함되는 소스가...
막 학교 졸업하고 온 제가 만든 게 포함되는 프로그램이라니...솔직한 마음으로... 기쁘기도 했지만, 약간은 실망을 했었습니다.
사실 소스... 구렸거든요 ㅜㅡ.
얼마나 되겠습니까. 갓 졸업한 .. 졸업식도 지나지 못한 학생의 코드가..
그때는 그랬고...

지금 WindowMobile 개발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사실 전 맥담당인데요, 개발자가 안 들어와서 결국 ㅜㅡ )
재미야 있지만서도, window 프로그래밍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학생 때, 진도를 혼자서 3~4주 나간 뒤부터는 그냥 손도 안대고 있었다는;; 것두 이미 약 10년전) 없는 제가 2~3주 만에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수정뿐이긴 하지만;;; ) 해서 배포한다는 것이...

기능만 되면 된다? ... 정말 자존심까지는 안가더라도, 서글픕니다.
일정에 쫓겨, 일단 돌아가도록 만든 소스의 프로그램을 배포해야 하다니...

기업이라는 곳이 이윤 추구가 우선이기에, 일정이라는 리소스를 마구 퍼줄 수 없음은 알지만서두, 그런 품질의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하다니...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그냥 주저리주저리 이 곳에 적어 봅니다.
...넋두리였습니다.

PS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언젠가는 ... 이렇게 부끄러운 건 사용하지 않을 날이 오겠죠?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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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공감되네요...

그런데 뭐 이분야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고 스스로 위안해 봅니다.

특수 분야만 아니라면, 어디에든 누군가의 첫 작품들이 있을테니까요.

litnsio2의 이미지

소스 라인수가 좋은 프로그램의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있습니다만
2만라인도 안되는 소스로 만들어진 제품을 1억 넘게 받고 파는 회사도 있습니다.

다른 업체랑 미팅할때, '아무개 제품은 SLOC이 얼마나 되나요?' 하니까 관리자들이 우물쭈물 대답을 못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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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programming에 전혀 모르는 관리자는 SLOC 단어 자체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만... -_-.
하여간 programmer 출신 관리자가 SLOC는 중요한게 아니다라면서 SLOC를 이야기하는 저를 이상하게 보시더군요.

litnsio2의 이미지


좀더 정확히 말하면 관리자가 아니라 제품개발 메인 개발자(제 사수였...)와 전 제품군을 한때 개발했고 지금은 개발에서 손을 떼었지만 가끔 commit을 하는 관리자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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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소스 라인수가 좋은 프로그램의 절대적인 척도는 될 수 있습니다만

위 부분은 오타겠죠?

litnsio2의 이미지

이런..-_-;; 오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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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업하고 있는 것은 걱정도 많이 되고, 제 맘에 안 드는 것 투성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못 읽어봤습니다만 제럴드 와인버그의 '프로그래밍의 심리학'을 읽어보면 '비자아적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Programmer의 작업이 결과 program의 모든 것이 아니며, 따라서 program을 자신과 동일시 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작점은 다르지만 최근 Agile 진영이 Open Source와 함께 작업결과물(특히 source)의 공유정신(Collective Ownership: 공동소유)를 중시하는 것도 같은 것이 아닐까요?

만일 회사의 동료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신다고 생각하신다면 혼자서 모든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경영진과 기획진한테 책임의식을 가져야하죠.

Martin Fowler였던가? 아마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Change your job, or Change your job.

자신이 회사의 일원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고, 또 그런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다른 분들을 설득해보세요.

안된다면 맘에 드는 회사로 이직하거나 창업하시거나 개인개발을 권합니다.

uamyd5279의 이미지

단지...
생각대로 구현을 못하는 제 자신이, 코드를 볼 때마다 무럭무럭 피어올라,
지쳐가는 상황 속에서 더더욱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북돋워준다고 해야할까요?
일견, 이런 현실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 사회에 대한 불평같아 보이기도 합니다만...
뭐... 맞습니다.

무슨 일이든 '원하는 작업'만을 하고 살 수는 없지만,
뭐랄까...실은...에이.. 뭐 그냥 사회에 대한 불평이군요.
ㅜㅡ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John 3:16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John 3:16

winner의 이미지

계속 고쳐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잘 안되네요...
다음의 내용은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불만을 가지는 것이 변화의 첫번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Computer는 제 말을 빠르게 반영합니다만 융통성이 없습니다.
사람은 제 말을 정말 이해를 못합니다만 저를 이해하는만큼 융통성 있게 잘 대해주죠.

Programmer들은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람(동료)들과 조직에 답답함을 느낍니다만
일반사람들은 융통성 없는 program과 그 program을 만드는 programmer들에게 답답함을 느낍니다.

조직이나 사회가 불합리한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대한 변화의 흐름은 역사가 증명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사람은 그 흐름을 느끼기에 너무 빨리 죽습니다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조직이나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Kent Beck도 '당신은 언제나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단시간내에 집중하기 보다는 끊임없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저는 Christian도 아니고, 읽어본 적도 없습니다만
Joel Osteen의 책(예: Become A Better You)은 힘이 되는 내용일 것 같습니다.

uamyd5279의 이미지

저 하나는 언제나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 확신을 갖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도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거겠죠?
그런데,
움, 아마 이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 같은데,
제가 활동하는 이 시대에는 변화가 없지 않을까 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괜한' 기대감을 갖는 건 피하고 싶어집니다.

PS
어느날 문득, 돌이켜 보니,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고쳐야죠 ~!!!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John 3:16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John 3:16

drinkme의 이미지

코딩(?)도 못하는 개발자(?)도 많답니다.
자기 코드 오픈하라고 할때 자신감 있는 사람 그닥 없습니다.
기운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