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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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0년대에 학교를 다녔지만 197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펀치로 구멍을 뚫어서 프로그래밍했다고 하는데요.

그 시절로 돌아가서 손으로 디버깅도 하며 코드 한줄 한줄의, 한 구멍, 한 구멍의 프로그래밍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snowall의 이미지

기계어 코드를 바이너리 편집기로 직접 작성하시면 됩니다. -_-;

실세계에 구현된 실체가 다를 뿐 같은 거니까요.

천공 카드 리더기는 아직 판매하는군요.
http://www.cardamation.com/prices.html

그렇지만 개인이 구입하기엔 좀 비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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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11의 이미지

펀칭은 자신이 직접 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지 않고 보통은 전문 펀처(?)가 하고, 개발자는 코드를 종이에 적습니다.

즉, 종이에 줄맞춰서 코딩을 해보면 기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포럼 주제와 무관한 신변잡기를 반복해서 올리지 맙시다.
* 질문 게시판 만이라도 익명 글쓰기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tango의 이미지

제가 기억하기는 1983년까지 거의 모든 대학이 펀치카드로 프로그램을 입력했습니다. 학생은 종이에 형식에 맞춰 프로그램을 써서 전산실에 종이카드 뭉치를 가져다 주면 거기서 펀치해주고 종이를 리더에 입력해 주는 방식이었죠. 종이 뭉치 들고가다가 떨어뜨려 뒤섞이면 정말 난감해졌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터미널이라는 것이 대학교에 보급되기 시작했었죠.

freestyle의 이미지

S대학에 PDP-10이었던가요...

그 즈음 대학 다니던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인데,
처음으로 메인프레임이 들어왔고 터미널을 수 십대(숫자가 가물가물) 물렸는데
그조차도 자리 잡기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교수님은 과제 돌리는 것도 시간이 빡빡했는데,
그 와중에도 터미널 갖고 별거 다 하던 친구들이 있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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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던 S대의 첫번째 터미널 컴퓨터가 VAX/VMS였죠 84년부터 도입되었는데 2개인가 빼고는 10인치 흑백 CRT였고 그래픽이 불가능한 텍스트였습니다. 몇개 안되던 칼라 모니터는 아주 제한적인 그래픽이 가능했었죠. VAX 머신이 자기 하드 계정이 있는게 아니고 로그인해서 버추얼 계정을 만들어 터미널로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방식이어서 꽤 불편했죠. 그나마 터미널 자리잡는것도 경쟁이 심했습니다. 일단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지금은 상상이 안되죠.

dl3zp3의 이미지

70년대라면 우리 정희씨가 잘 나가던 그 시절이 아닐까 합니다. 정희씨는 영원히 잠들었지만 비민주적인 의사결정방식은 한국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에 뿌리깊게 박혀있지요.

whitelazy의 이미지

직접 어셈블리로 프로그램짜시거나 고급언어를 손으로 어셈블링한 후에 이걸 다시 머신코드로 옮기시면됩니다...
대학 동아리 선배중에 8051은 바로 머신코드로 작성하시고 읽을수 있는분이 계셨는데...
전 책보면서 해도 속터져서 못하겠더군요 =_=;;;; 그만큼 예전에비해서 프로그램하는게 복잡해지기도했지만...
예전에 코딩하시던분들은 정말 머리좋으셨을듯.. 인내심도 좋고....

freestyle의 이미지

자신이 손으로 짠 코드, 펀치 좀 잘 해 달라고
직공분들께 음료수도 사다드리고,
펀치 뚫린 카드는 오퍼레이터가 부트로더를 앞에 넣고 돌려주고...

그 시절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고, 조금은 불편하고 그랬겠지만,
그런 건 실제로 해보는 게 중요하다기 보단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겠지요.

지금도 천공카드 리더기나 OMR 리더기로 작업하시거나
8051같은 거 opcode로 작업하시면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비교적으로) 너무 편한 환경에서 작업해왔으니
얼마 못 가 지겨워 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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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all의 이미지

오퍼레이터인 MS윈도우즈가 파란 화면 보여줄때 음료수 사다줘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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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yc의 이미지

1986년 고2 여름방학때 덕수상고에서 서울 인문계 고교생 정보처리 교육을 4주동안 하루에 4시간인가 6시간씩 받았었습니다.
컴퓨터는 구경도 못하고, 교실 하나에 학생 30명정도가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이 강의하는 포트란 문법을 들었고,
80컬럼(아니면 132컬럼, 정확히 기억안남) 포트란 코딩용지에 포트란 문법에 맞춰서 문장을 구성해서 본인이름을 쓰고, 하루 수업 끝나고 선생님께 제출하면, 선생님이 키펀쳐 아가씨들에게 코딩용지를 전달하고, 키펀쳐 아가씨들이 코딩용지에 나온 글자대로 펀칭을 하면, 포트란 문장 한라인당 펀치카드 1장이 나오고, 이 카드들을 컴퓨터 입력장치에 입력하면, 포트란 컴파일러가 이 문장들을 해석해서 기계어를 만들고 그걸 실행해서 결과를 출력합니다. 그리고 소스코드와 실행결과를 Line Printer(dot printer아님)로 인쇄해서 학생에게 되돌려 줍니다. 펀치카드도 함께 학생에게 돌려줬습니다.
짧은 프로그램은 펀치카드가 몇장 안되지만, 긴 프로그램은 펀치카드가 100장을 넘을때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컴퓨터를 처음 배우고, 처음 접하는 교육방식이라서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2주차부터는 거의 모두 잘 적응했었습니다.
서울시 인문계고 내신 1등급학생들 대상 교육이라서 다들 잘 적응한것 같습니다.(저는 1등급 아닌 중위권이었음)
마지막주까지 한두명빼고는 모두 교육과정을 소화해냈습니다.

초기에는 버그때문에 실행이 안되거나, Loop가 overflow되서 수십장짜리 출력결과를 받기도 했고, 키펀쳐 아가씨들이 type에러를 내서 에러난 결과를 받기도 했습니다.
에러난 결과 몇번 받다보면, 에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몇번을 더 검토하고, 코딩전에 flow chart부터 그리고, 글자도 또박또박 쓰게 되더군요. 그래서 코딩용지에는 연필로 글자를 써야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금방 익숙해져서 교육 끝무렵에는 거의 에러를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80년대 중반까지는 코딩전에 flow chart를 반드시 그려야 된다고 교육받았었는데, 이건 펀치카드 사용하던 시절에 이야기이고,
Terminal에서 Line editer를 사용할 수 있게 된 후부터는 flow chart를 그릴 필요가 없어진것 같습니다.
펀치카드 쓸때 에러나면 시간적,물질적 손해가 막대했는데, 펀치카드를 안쓰고 터미날에 editer를 사용하니 즉시 결과를 알수 있게 되어 에러나면 즉시 수정이 가능하니 더이상 flow chart가 필요없어졌습니다.
그리고 펀치카드이 장점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습니다.
실행이 필요할때 펀치카드만 다시 입력하면 되고, 펀치카드만 잘 보관하면 펀치카드 자체가 프로그램 저장장치였습니다.

이 교육에서 제가 최종성적 2등으로 우수상을 받았는데, 개학후에 학교에 상받은거 얘기 않했다가 몇주뒤에 탄로(?)나서 공업선생님한테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 1학년때 교양 필수로 정보처리시간에 포트란을 배웠는데, 그냥 이론 강의만 했었습니다. 실습도 없었고, 시험은 4지선다형에 주관식 몇문제 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우리과 애들은 잘 적응했던것 같습니다. 컴퓨터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이었는데, 반정도의 학생이 포트란 교육을 이해했던것 같습니다. 아마 젊었을때 열정을 가지고 교육하고, 수강하면 교육효과가 큰것 같습니다.

저의 80년대의 경험이야기였습니다.

eccebae의 이미지

애플 II 클론 이었던
삼보 trigem 20 xt 라는 놈이었는데
이거용 천공카드리더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안가지고 있었습니다만...

thepath의 이미지

요즘은 프로그래밍 입문시 Hello, World! 를 화면에 출력해볼텐데 카드로 프로그래밍할 때는 뭐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해지네요.

아니면 하라는 프로그래밍은 안하고 빳빳한 카드로 포커부터 섭렵했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