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고등학생이라고..
나보다 사고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창조적인 사고를 할때가 고등학생 때였으니까...
날이 갈수록..
일반적인 틀에 적응해 사고의 날카로움은 무뎌지기만
하는 것이니까..
생각의 깊이마저.. 나이 만큼 배어나오는 것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수 없으니까..
나 또한.. 몇년 이상은 빠른 사고를 했다고 하니까...
후우..
녀석에게 자퇴를 권했다..
나보다 조금 더 사고 할수 있는 녀석
(사고의 깊이와 창조성은 같은 것인가?)
잠시..
나란 존재에 대한 위협을 느끼곤...
내가 왜 자퇴를 하지 못했는지..
왜 그런 용기도 없었는지 후회하면서..
그에게 내가 내지 못했던 용기를 한번 내보라
권해본다...
나는 모두에게 지탄 받을 짓을 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겐 권해 본다..
야생동물 길들이기와 같다..
길들여지는 야생동물은
말라서 죽어버리거나..
길들였다 해도...
이미 그것은 야생동물이 아니다..
그런 무의미한 틀속에
갇혀서 빠져나오려 몸부림 치는 것이 나라면..
그를 더 늦기 전에..
그 틀속에서 빼주고 싶었다..
물론 그 틀 밖의 세상은
틀안의 세상보다..
안전하지 않겠지만....
예전에.. 간디라는 닉을 쓰셨던 분이.
내게 보내준 시를 덧붙인다..
길
-- 도종환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저었지
무거워 더 이상 무거워 지탱할 수 없는 한 시대의
깃발과 그 깃발 아래 던졌던 청춘 때문에
너는 독하디독한 말들로 내 등을 찌르고 있었지
내놓으라고 길을 내놓으라고
앞으로 나아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지금 나는 쫓기고 있다고 악을 썼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라는
나의 간절한 언표들을 갈기갈기 찢어 거리에 팽개쳤지
살아 잇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찾기인데
돌아오는 길 네가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던
안타까운 나의 나머지 희망을 주섬주섬 챙겨 돌아오며
나도 내 그림자가 끌고 오는
풀죽은 깃발 때문에 마음 아팠다
네 말대로 한 시대가 네 어깨에 얹었던 그 무거움을
나도 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도대체 이 혼돈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너는 내 턱밑까지 다가와 나를 다그쳤지만
그래 정말 몇편의 시 따위로
혁명도 사냥도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한올의 실이 피륙이 되고
한톨의 메마른 씨앗이 들판을 덮던 날의 확실성마저
다 던져버릴 수 없어 나도 울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대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 네 말대로 무너진 것은
무너진 것이라고 말하기로 한다
그러나 난파의 소용돌이 속으로 그렇게 잠겨갈 수만은 없다
나는 가겠다 단 한발짝이라도 반 발짝이라도
Re: 음...
후생가외라는 논어의 한구절이 생각나는군요.
요즘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 정말 날카로은 생각으로
똘똘뭉친 친구(?)들이 많더군요. 정말 가끔..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정도이니..
자신의 능력으로 학교생활이 힘들거나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고
그런 경우는 자퇴라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볼 사항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길을 확실히 결정한 상태이고 그것이 아니면
정말 안된다고 생각할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좋은관계..
등을을 유지할 수 있고 학교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데 별문제가 없다면 계속 학교생활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어떨지 싶네요..
아이론님의 글을 보니 역시 고수의 풍모가 정말 흐르네여...
그리고 멋진 시까지.. 제 홈피에 올려야겠네요...
Re: 데뱐 깔았다.
오. 학교붕괴하면 니가 책임지면 되겠다.
아. 만일 자퇴하면 음. 몰라.
사실 대학까지 주는 것만 받아먹기엔
세상이 많이 변했다.
오. 내가 또 iron의 헛소리에 답장쓰고 있다니
서태지처럼 자퇴해도 할꺼리가 있어야 자퇴를 하지..
아님 나는 18넘이다. 그넘처럼. 후후.
중요한건 자퇴가 아니라
감당하는 거.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