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보이스 피싱.. 지금 막 당할뻔 했습니다.

kirrie의 이미지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0000-0000으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가끔 외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전화가 오곤 해서, 국제전화인가 하고 받았습니다.
ARS에 녹음된 음성으로 '여기는 출입국 관리소고 본인 앞으로 온 등기 우편물이 있으니 찾아가라'는
메세지가 나오더군요. 속으로 '아 짜식들 또 뭔 선물을 보내고 지X이야.' 하면서 씩 웃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알려면 9번을 누르라고 해서 눌렀습니다. 통화상태가 매우 안좋았고, 그쪽 사람 말도
빠르고 해서 대충 응응 하면서 넘어갔는데 요는, "우리는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고 내 앞으로 미국 비자 신청 거부 서류가 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미국 비자는 신청한 적도 없거든요. 그래서 "이상하네요, 미국 비자는 신청한 적도 없는데." 했더니
그 사람 왈, "아, 요즘에 남의 신상정보를 도용해서 비자를 신청하는 사기가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거 같네요."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럼 우리쪽에서 좀 더 확인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근데 전화 끊고 나니까 뭔가 찜찜... 제 동생이 목동에 있는 국제우체국에서 일한 적이 있고 저도 이것저것 외국에서 우편물 받을 일이 전에
좀 있어서 기억나는게, 어째서 등기 우편물이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가 있느냐는 겁니다. 관세가 필요한 우편물이면 직접 방문해서
관세를 지불하고 받거나, 일반 우편물일 경우는 집배원이 배달하는게 상식인데...
그래서 혹시나 싶어 좀 더 알아볼 요량으로, 직접 인터넷에서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사실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네들은 그런 업무를 처리하지도 않을 뿐더러, 설혹 처리한다 해도 그런 식으로 먼저 전화를 걸지는 않는다는군요.
아뿔사, 이거 보이스 피싱이구나, 큰일 날 뻔 했다, 하고 뛰는 가슴 진정시켰습니다.

그런데, 출입국 관리사무소 전화를 끊고 나니까 바로 전화가 또 걸려왔습니다.
이번에는 검찰청 지능 범죄 수사 어쩌구.. 라고 하면서 미국 비자 얘길 꺼내더군요.
처음에 저는 제가 확인차 걸었던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제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잘 됐다 싶어 조목조목 이상한 전화를 받은 것을 설명하고 확인차 출입국 관리사무소에도 연락했더니
자기들은 그런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처음 받은 전화가 보이스 피싱 같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전화를 툭 끊더군요. 전화가 끊겼나 싶어서 다시 걸려 온 번호 (이번에는 정상번호였습니다.)
로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더라구요. 갑자기 또 불안해져서, 다시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방금전에 전화한 사람인데 혹시 내 이야기를 경찰에 신고했느냐고 물었더니, 전화 받은 사람이 심각해져서는
그런 적이 없다는겁니다. 워낙 이런 보이스피싱 관련해서 전화가 많이 오는터라 일일이 그 즉시 신고는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와.. 결국 뒤에 걸려온 검찰청 전화도 보이스 피싱이었던겁니다.
그제서야 '검찰청... 아 믿으면 안되는 곳인데 내가 미쳐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피해본 사실이 없어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저도 매번 보이스 피싱에 대해서 '저런 허접한 사기수법에 누가 걸려들어. 참 이해 안간다.'하고
생각해왔던터라, 이번에 당할뻔 했던 것에 대해서 참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보이스 피싱과 관련해서 신고 전화 받는 곧에 전화를 걸어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최근에
'미국 비자 거부 서류'로 시작하는 보이스 피싱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물론 뒤이어 걸려온 검찰청 운운한 것도 그들과 한패죠.
"당신의 개인정보가 노출되어서 금융 자산이 위험합니다. 어쩌구..."

에구.. 아무튼, 보이스 피싱에 속는 사람들이 멍청해서 속는게 아니란걸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glay의 이미지

도데체 뭘 노린것일까요? 혹시 9번을 누름과 동시에 뭐가 과금이 되는 뭐 그런것은 아닐까요?

요즘 그런것도 있다고 하던데?

--------------- 절취선 ------------------------
하늘은 스스로 삽질하는 자를 삽으로 팬다.

http://glay.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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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rie의 이미지

1차 전화에 이어서 2차로 걸려오는 검찰을 사칭하는 사람이 개인 신상정보가 노출되어서 본인 계좌에 들어 있는 모든 예금이
위험하니 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식으로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과금되는 거면 ㅎㄷㄷ 인데.. ㅜ.ㅜ
--->
데비안 & 우분투로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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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hyunjin의 이미지

제가 전화 건다고 하고 부서, 담당자 이름만 받아두고,

114에 전화해서 기관전화번호 알아내서 아까 그 담당자 바꿔 달라고 하면 됩니다. 당할 이유가 없죠.

저도 우체국 사칭 전화 많이 받는데, 그냥 썅욕하고 끊어줍니다.ㅋ

<- 이거면 안 되는 게 없어~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캠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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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lazy의 이미지

우체국 사칭전화는 요즘은 녹음으로하는거같아서 쌍욕해줄데도 없고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ㅡ.ㅜ

저번에는 회사 부서 전화번호 한바퀴 싹 돌더니 팩스랑 만담을 나누고있더군요 ㅎㄷㄷ

dorado2의 이미지

저도 오늘 한통 받았네요.

국민은행에서 290만원인가 인출되었다고 여자 목소리(컴퓨터 음성)로 나오길래 바로 끊어버렸지요.
국민은행 계좌가 없거든요.

저런 전화 오면 바로 끊는게 상책~
근데 나이 많거나 의심 없는 분들은 혹해서 속는 분도 있다고 하니 모두들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ironiris의 이미지

ARS 음성 나오면 끊지 않고 그냥 들고 있습니다.
그놈들 전화세나 나오라고... 근데 15초 안에 끊어지는 경우가 많죠.

사랑천사의 이미지

우체국으로 위장한 것은...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당하실 뻔 하셨죠. 전화 받으시고 이거 요즈음에 유행하는 사기 아니냐고 하시길래... 흠흠.. 뭐 그런 거 같다고 했습니다. 귀찮은 것들.. 쯧쯧..
-- 이여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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