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꼭 읽어보세요. (롯데파업과 의사파업 -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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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411/104268] 김대중 대통령께 드리는 글 (롯데파업과 의사파업)
게시자 tapaza(손영훈) 본문크기 6Kb
게시일 2000/07/01 0148 조회/추천/반대 9281/120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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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음 학기를 마치게 되면 이제 사회에 나서려고 하는 대학 졸업반 학생입니다.

저는 학생운동을 한 적도 없고,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그저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지난 몇주 동안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몇자 드리고자 합니다.

'집단 이기주의는 단연코 용납하여서는 아니된다' 얼마전 김대중대통령님의

말씀이 언론에 보도 되었습니다. 지난 주 의사들 파업으로 인하여 전 국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및 실제로 진료및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이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기구하게 생을 마치고 고인이 되신 분들의 사연이 전 국민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의사 파업의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서 과연 지금이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부인지 묻고 싶습니다.

힘있고, 돈있고, 학식있고, 게다가 사회에서 명망있는 직업을 소유하신 많은

의사선생님들의 파업은 결론적으로 그분들이 주장한 "국민을 위한 파업" 이어서

정부가 열걸음 물러서서 그저 끌려가는 입장이 되어야 했었습니까?

제약회사와의 오랜 리베이트와 검은 커넥션의 이해관계가 "국민을 위한

의사의 처방권 보장" 과 "약사법 개정 논란" 이면의 더욱 놓치기 싫은

감춰진 큰 이유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국민의 생명을 실제로 위협하여 국민에게 누를 끼친

힘있는 의사들과 그들을 변호하는 의사출신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보면서 외국어를 전공하는 저는 해외 언론이 이들에게 얼마나 조롱을 보내는지

직접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박봉에 어렵고 힘들게 근무하면서 처우를 조금이나마 개선해 달라는 롯데 호텔

비정규직원들과 정규하위직원들의 요구가 과연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일까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더군다나 한국 국적을 버리고 일본국적을 취득한

일본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외국인 회사인 격이죠.

그런데 해방 후 세기가 바뀌었는데도 왜 우리 나라에는 순사들이 있습니까?

일본인의 이기적인 경영에 대해서 사람답게 살게 해 달라는 간절한 민초들의

작은 바램이 오늘날 옷과 진압도구만이 바뀐 또 다른 순사들에 의해서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롯데 호텔은 주지하시다 시피 한국의 간판 호텔이자 또한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프레스 센터가 위치했던

그야말로 세계적인 호텔입니다. 물론 외국 관광객과 주요 인사들이 가장

많이 거쳐가는 곳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이목이 두렵습니까 ? 이렇게 국제적인 곳에서의 서민들의 파업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던 의사들의 행동보다 더 집단 이기주의의 표상

이었나요?

저는 오히려 후진 개발 도상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철권 경찰의 모습을

오늘 다시 티비를 통해서 보았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만

호텔 롯데 파업의 진압 장면은 흡사 광주의 모습을 기억하게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저는 대통령님께서 이 글을 읽으실 가능성이 만무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힘있고 배부른 사람들 편이 아니고, 어렵고 힘든 서민들의 추한 모습이라도

사랑하는, 아니 잠시 그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는 역사에 길이 남으실

훌륭한 지도자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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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서 다시 올립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법 관련 학문을 게을리 해서 실정법에 대해서 무지합니다.

'파업'과 '폐업'이 실정법 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실정법상 '폐업'이 자영업자의 고유권한이어서

이번 롯데 노동자분들의 파업과 의사 선생님 여러분의 자진 폐업이 실정법 적용상

같이 비교될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의사선생님들을 매도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다만 님의 의견을 듣고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번 의사선생님들의 폐업을 통해서 폐업신고를 내시고,

병원 문을 닫고, 은퇴나 기타의 직종으로 전업하신 전직 의사선생님들이 계신가요?

이유야 어찌 되었건 국민들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전국적인

폐업을 하시고, 자진 폐업 후 한달도 안 되어서 모두 다 현업으로 복귀하신 것은

님께서 말씀하신 '자진 폐업' 후 재 '개업' 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의사 가운 벗으시고, 일선에서 은퇴하신 의사선생님들의

연락을 진심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제 메일 주소는 (tapaza@netsgo.com) 입니다.

저는 파업이냐 폐업이냐의 법률 용어의 문제가 현 시점에서

국민 정서상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정부의 경찰 공권력을 통한 법 집행과 적용에 있어서

도덕적, 국민 정서적 형평성의 상실과

그 보다 더 먼저 고려 되어야만 했던 민주 사회에서의

인간의 존업성에 대해서 말씀 드린 것입니다.

피투성이가 된 호텔 직원

여러분의 모습에서...

병원 응급치료 한 번 못 받고

숨을 거두신 고인들의 모습에서...

똑 같이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제가 실정법을 포함한 법률적인 지식이 없어서 이겠지요...